신라면 로제 ‘로제, 완전 제대로네?’ 광고 분석 — 40년 매운맛 헤리티지를 K-팝 비주얼로 다시 쓴 카테고리 확장 한 수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농심 신라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K-라면의 정통 브랜드입니다. 1986년 데뷔 이후 35년째 국내 1위, 누적 매출 20조 원을 기록한 카테고리 그 자체죠. 하지만 지금의 라면 시장은 ‘매운맛 1위’만으로 다음 라운드를 끌고 가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해외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이 K-라면 글로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국내에서는 분식점 사용 비율이 진라면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보입니다. 같은 5월 18일, 경쟁사 오뚜기는 ‘열라면 30주년’ 카드로 ‘로열라면(K-로제)’을 정면 출격시켰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농심이 꺼낸 카드가 이번 신라면 로제 광고입니다.
① 전략 분석: 이 광고는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가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핵심 과제 (WHAT)
신라면이 이 광고로 해결하려는 과제는 ‘매운맛 본진’을 지키면서 동시에 ‘매운맛 바깥’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신라면은 ‘매운맛=신라면’ 등식 위에 40년을 서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등식이 너무 단단해서 오히려 발목을 잡는 시점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진라면이 ‘덜 맵고 부담 없는 일상 라면’으로, 해외에서는 불닭볶음면이 ‘과한 매운맛 챌린지’로 신라면 양옆을 점유했죠. 게다가 모디슈머 레시피(짜파구리·카구리)로 시작된 ‘기존 라면 + 다른 맛’ 결합 흐름은 이미 카테고리 룰이 됐습니다. 신라면도 그 룰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전략적 선택 (WHY)
이 전략이 유효한 이유는 ‘신라면 헤리티지’와 ‘로제 트렌드’를 한 화면에 겹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농심은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냅니다. 하나는 ‘신(辛)’ 한 글자를 핑크 체크 배경 위에 노란 외곽선 검은 타이포로 거대하게 띄우는 장면(3·4컷). 신라면의 정통성 코드를 정면으로 다시 꺼낸 거죠. 다른 하나는 에스파 4인을 사막 + 핑크 트럭 + 분홍 퍼라는 디스토피아 K-팝 MV 미감 안에 배치하는 장면(1·15·16·18컷). 라면 광고를 K-팝 뮤직비디오의 시각 문법으로 옮긴 셈입니다. 신라면 역사상 첫 걸그룹 글로벌 앰배서더로 에스파를 택한 것도 같은 결입니다. 한·일 동시 출시, 100개국 확대 로드맵이 깔린 제품이라면, 광고는 처음부터 글로벌 K-팝 팬덤이 자기 콘텐츠처럼 소비할 수 있는 형태여야 했습니다.
실행 방식 (HOW)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이 전략을 영상에서 구현한 방식은 ‘재료 → 조합 → 인물’의 3단 압축입니다. 도입(1·2컷)에서 핑크 트럭과 ‘SHIN’ 큐브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주얼로 ‘신이 내린 조합’ 카피를 시각적으로 깔아줍니다. 중반(7·8·9·10컷)은 크림 스월 → 고추장 스월 → 토마토 클로즈업으로 ‘크림+고추장+토마토’ 세 재료를 한 컷씩 분리해 보여주죠. 라면 광고에서 흔히 쓰는 ‘완성품 클로즈업 일변도’가 아니라 ‘재료 매크로 컷’으로 카테고리 신뢰 신호를 먼저 쌓은 겁니다. 후반(11~17컷)은 모짜렐라·바질·토마토가 올라간 완성 컵 비주얼 + 에스파 4인의 시식 컷을 교차편집하고, 마지막 18컷에서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는 SHIN 영문 아크로님으로 글로벌 카피를 닫습니다. 15초 안에 ‘제품 정통성 → 재료 → 완성품 → 인물 → 글로벌 카피’를 한 호흡에 담은 압축 설계입니다.
② 타깃 오디언스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1차 타깃은 에스파 팬덤(MY)을 포함한 1839 한·일 K-팝 소비자, 2차 타깃은 ‘매운맛은 좋지만 너무 자극적인 건 부담스러운’ 2030 여성입니다. 신라면이 기존에 약했던 자리죠. 이 광고를 본 20대 직장인이라면 “신라면은 너무 매워서 잘 안 먹었는데, 크림이 들어가면 일단 한 번은 사보지”라는 반응이 가장 먼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에스파의 ‘Whiplash’ 류 비주얼 코드 자체가 진입 카드라, 라면이 아니라 ‘K-팝 굿즈에 가까운 라면’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습니다.
③ 크리에이티브 요소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크리에이티브의 승부수는 ‘컬러 한 가지’와 ‘재료 분리 클로즈업’입니다. 화면 전반을 지배하는 핑크는 단순한 ‘로제 = 분홍’ 연상이 아니라, 신라면 컬러 라인업(블랙·그린·골드·더 레드·화이트)에 새로 추가되는 ‘핑크 슬롯’을 미리 시각화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컬러 하나로 ‘신라면 OO’ 시리즈의 다음 챕터임을 무의식적으로 깔아두는 거죠. 동시에 7·8·9·10컷의 크림·고추장·토마토 매크로 컷은 라면 광고에서 흔치 않은 ‘식재료 인덱스’ 표현입니다. ‘로제’라는 단어가 한국 소비자에겐 익숙하지만 ‘신라면이 어떻게 로제로 가능한가’는 여전히 불친절한 영역인데, 이 영역을 카피가 아니라 매크로 컷의 질감과 컬러로 설명한 크리에이티브 선택입니다. 에스파 4인을 사막에 세우고 분홍 퍼·핑크 트럭을 배경으로 두는 톤은 K-팝 4세대 MV의 메탈릭·디스토피아 미감을 라면 비주얼로 가져온 첫 사례에 가깝습니다.
④ 아쉬운 점 · 개선 여지
다만, 이 광고는 ‘누구의 신라면 로제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살짝 흘리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신라면의 기존 광고 흐름을 짚어보면 변화가 보입니다. 손흥민·박지성·차두리가 ‘매운맛 한 그릇 = 한국인의 힘’을 단신 솔로 비주얼로 끌고 갔고, 신라면 블랙·더 레드는 장혁·싸이·아이유 같은 임팩트 솔로 모델로 ‘프리미엄 컬러 1종’을 끌어올리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번 광고는 에스파 4인을 거의 동일 비중으로 배치합니다. 카리나·윈터·닝닝·지젤이 각자 한 컷씩 시식하는 구도라, ‘이 사람이 신라면 로제의 얼굴’이라는 단일 앵커가 약합니다. 글로벌 팬덤 분산 효과는 분명 있지만, 국내에서 ‘로제 = 누구의 라면’ 연상으로 굳히는 힘은 한 단계 옅어졌습니다. 두 번째 아쉬움은 오뚜기 로열라면과의 차별 신호입니다. 같은 날 출시된 오뚜기 로열라면은 ‘열라면 + 체다치즈 + 마스카포네’라는 재료 차별점을 광고 카피로 직접 부르는데, 신라면 로제는 ‘SHIN이 내린 조합’이라는 정서 카피로 닫아 ‘맛 차이’의 단서가 광고 안에는 적습니다. 후속 캠페인에서는 멤버별 ‘나의 SHIN 로제 모먼트’ 시리즈로 4인을 분리 노출하거나, ‘왜 크림+고추장+토마토인가’를 30초 익스플레이너로 떼어내면 카테고리 진입과 제품 인지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다음 카드는 컬러 라인업의 ‘핑크 슬롯’을 명시적으로 카피에 올리는 방향이 유효해 보입니다. ‘블랙이 프리미엄이라면, 핑크는 모디슈머’ 같은 라인업 내러티브 말이죠.
⑤ 업종 맥락 한 줄
최근 라면 광고 트렌드는 ‘한 가지 맛의 정통성’에서 ‘모디슈머 레시피의 정식 제품화’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짜파구리 → 카구리로 카테고리 룰을 만든 농심과, 같은 5월 18일 ‘로열라면’으로 정면 응수한 오뚜기 사이에서, 이 광고는 신라면이라는 정통 자리 위에 ‘로제’라는 트렌드 슬롯을 얹어 K-팝 비주얼로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을 한 번에 노리는 사례로 위치합니다.
⑥ AI 시선 예측 기반 분석
이 광고에서 시선이 움직인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사람이 있는 컷에서는 얼굴로, 사람이 없는 컷에서는 카피로. 재료도, 제품도, 배경도 — 시선은 크게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크림이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 시선은 크림의 질감이 아니라 화면 중앙의 '부드러운 크림 속에'라는 카피에 닿았습니다. 고추장이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선은 붉고 거친 고추장 텍스처를 비껴가고 '고추장의 매콜함' 카피 위에 강하게 응집됐습니다. 토마토가 화면을 가득 채운 장면 역시 같은 패턴입니다. 세 컷 모두, 재료의 감각을 전달하는 역할은 이미지가 했고, 그것에 이름을 붙이는 역할은 카피가 했으며, 시선을 가져간 건 카피였습니다. 이미지가 분위기를 깔면 카피가 의미를 회수하는 구조가 이 세 컷에서 일관되게 작동했습니다.

그런데 재료 컷과 완성품 컷 사이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완성품 컵라면 컷에서 시선은 모짜렐라가 빛나는 중앙부와 'SHIN이 내진 조합' 카피 쪽에 약하게 닿았습니다. 재료가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 카피가 강하게 시선을 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완성품 앞에서 시선의 강도는 한 단계 내려앉았습니다.


인물 컷에서는 예상 가능한 패턴이 그대로 나왔습니다. 핑크 트럭 안 4인 컷에서 시선은 화면 가운데 두 멤버의 얼굴에 응집됐고, 가장자리 멤버는 같은 화면 안에 있어도 시선이 거의 닿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4인 단체 컷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제품을 들고 있는 손도, 화면 하단의 'Spicy Happiness In Noodles' 카피도, 왼쪽 하단의 대형 제품 패키지도 — 시선은 가운데 멤버의 얼굴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광고의 시선 흐름을 정리하면: 얼굴(도입) → 카피(재료 3컷) → 시선 미형성(완성품) → 얼굴(마무리)입니다. 재료를 설명하는 카피가 제품 자체보다 더 강하게 시선을 잡은 광고입니다. '신라면 로제가 어떤 맛인가'는 카피로 각인됐고, '신라면 로제가 어떻게 생겼는가'는 시선 바깥으로 빠졌습니다.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은 다음 라운드의 몫으로 남겨진 셈입니다.
💡 한 줄 인사이트
“오히려 ‘매운맛’을 한 발 비워둠으로써 ‘조합’을 얻은 광고입니다. 신라면은 40년 헤리티지 위에, 핑크라는 새 슬롯을 K-팝 비주얼로 처음 깔았습니다. 여러분의 브랜드에도 ‘정통성을 지키면서 카테고리를 넓힐 새 슬롯’이 있다면, 그 자리에 어떤 컬러를 채우시겠어요?”
ⓒ Draftype Studio | 광고 분석 시리즈
신라면 로제 ‘로제, 완전 제대로네?’ 광고 분석 — 40년 매운맛 헤리티지를 K-팝 비주얼로 다시 쓴 카테고리 확장 한 수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농심 신라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K-라면의 정통 브랜드입니다. 1986년 데뷔 이후 35년째 국내 1위, 누적 매출 20조 원을 기록한 카테고리 그 자체죠. 하지만 지금의 라면 시장은 ‘매운맛 1위’만으로 다음 라운드를 끌고 가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해외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이 K-라면 글로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국내에서는 분식점 사용 비율이 진라면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보입니다. 같은 5월 18일, 경쟁사 오뚜기는 ‘열라면 30주년’ 카드로 ‘로열라면(K-로제)’을 정면 출격시켰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농심이 꺼낸 카드가 이번 신라면 로제 광고입니다.
① 전략 분석: 이 광고는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가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핵심 과제 (WHAT)
신라면이 이 광고로 해결하려는 과제는 ‘매운맛 본진’을 지키면서 동시에 ‘매운맛 바깥’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신라면은 ‘매운맛=신라면’ 등식 위에 40년을 서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등식이 너무 단단해서 오히려 발목을 잡는 시점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진라면이 ‘덜 맵고 부담 없는 일상 라면’으로, 해외에서는 불닭볶음면이 ‘과한 매운맛 챌린지’로 신라면 양옆을 점유했죠. 게다가 모디슈머 레시피(짜파구리·카구리)로 시작된 ‘기존 라면 + 다른 맛’ 결합 흐름은 이미 카테고리 룰이 됐습니다. 신라면도 그 룰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전략적 선택 (WHY)
이 전략이 유효한 이유는 ‘신라면 헤리티지’와 ‘로제 트렌드’를 한 화면에 겹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농심은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냅니다. 하나는 ‘신(辛)’ 한 글자를 핑크 체크 배경 위에 노란 외곽선 검은 타이포로 거대하게 띄우는 장면(3·4컷). 신라면의 정통성 코드를 정면으로 다시 꺼낸 거죠. 다른 하나는 에스파 4인을 사막 + 핑크 트럭 + 분홍 퍼라는 디스토피아 K-팝 MV 미감 안에 배치하는 장면(1·15·16·18컷). 라면 광고를 K-팝 뮤직비디오의 시각 문법으로 옮긴 셈입니다. 신라면 역사상 첫 걸그룹 글로벌 앰배서더로 에스파를 택한 것도 같은 결입니다. 한·일 동시 출시, 100개국 확대 로드맵이 깔린 제품이라면, 광고는 처음부터 글로벌 K-팝 팬덤이 자기 콘텐츠처럼 소비할 수 있는 형태여야 했습니다.
실행 방식 (HOW)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이 전략을 영상에서 구현한 방식은 ‘재료 → 조합 → 인물’의 3단 압축입니다. 도입(1·2컷)에서 핑크 트럭과 ‘SHIN’ 큐브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주얼로 ‘신이 내린 조합’ 카피를 시각적으로 깔아줍니다. 중반(7·8·9·10컷)은 크림 스월 → 고추장 스월 → 토마토 클로즈업으로 ‘크림+고추장+토마토’ 세 재료를 한 컷씩 분리해 보여주죠. 라면 광고에서 흔히 쓰는 ‘완성품 클로즈업 일변도’가 아니라 ‘재료 매크로 컷’으로 카테고리 신뢰 신호를 먼저 쌓은 겁니다. 후반(11~17컷)은 모짜렐라·바질·토마토가 올라간 완성 컵 비주얼 + 에스파 4인의 시식 컷을 교차편집하고, 마지막 18컷에서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는 SHIN 영문 아크로님으로 글로벌 카피를 닫습니다. 15초 안에 ‘제품 정통성 → 재료 → 완성품 → 인물 → 글로벌 카피’를 한 호흡에 담은 압축 설계입니다.
② 타깃 오디언스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1차 타깃은 에스파 팬덤(MY)을 포함한 1839 한·일 K-팝 소비자, 2차 타깃은 ‘매운맛은 좋지만 너무 자극적인 건 부담스러운’ 2030 여성입니다. 신라면이 기존에 약했던 자리죠. 이 광고를 본 20대 직장인이라면 “신라면은 너무 매워서 잘 안 먹었는데, 크림이 들어가면 일단 한 번은 사보지”라는 반응이 가장 먼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에스파의 ‘Whiplash’ 류 비주얼 코드 자체가 진입 카드라, 라면이 아니라 ‘K-팝 굿즈에 가까운 라면’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습니다.
③ 크리에이티브 요소
(원본 영상: TVCF — 신라면 로제: 신라면 로제 출시 ‘로제, 완전 제대로네?’ (15") 편)
크리에이티브의 승부수는 ‘컬러 한 가지’와 ‘재료 분리 클로즈업’입니다. 화면 전반을 지배하는 핑크는 단순한 ‘로제 = 분홍’ 연상이 아니라, 신라면 컬러 라인업(블랙·그린·골드·더 레드·화이트)에 새로 추가되는 ‘핑크 슬롯’을 미리 시각화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컬러 하나로 ‘신라면 OO’ 시리즈의 다음 챕터임을 무의식적으로 깔아두는 거죠. 동시에 7·8·9·10컷의 크림·고추장·토마토 매크로 컷은 라면 광고에서 흔치 않은 ‘식재료 인덱스’ 표현입니다. ‘로제’라는 단어가 한국 소비자에겐 익숙하지만 ‘신라면이 어떻게 로제로 가능한가’는 여전히 불친절한 영역인데, 이 영역을 카피가 아니라 매크로 컷의 질감과 컬러로 설명한 크리에이티브 선택입니다. 에스파 4인을 사막에 세우고 분홍 퍼·핑크 트럭을 배경으로 두는 톤은 K-팝 4세대 MV의 메탈릭·디스토피아 미감을 라면 비주얼로 가져온 첫 사례에 가깝습니다.
④ 아쉬운 점 · 개선 여지
다만, 이 광고는 ‘누구의 신라면 로제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살짝 흘리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신라면의 기존 광고 흐름을 짚어보면 변화가 보입니다. 손흥민·박지성·차두리가 ‘매운맛 한 그릇 = 한국인의 힘’을 단신 솔로 비주얼로 끌고 갔고, 신라면 블랙·더 레드는 장혁·싸이·아이유 같은 임팩트 솔로 모델로 ‘프리미엄 컬러 1종’을 끌어올리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번 광고는 에스파 4인을 거의 동일 비중으로 배치합니다. 카리나·윈터·닝닝·지젤이 각자 한 컷씩 시식하는 구도라, ‘이 사람이 신라면 로제의 얼굴’이라는 단일 앵커가 약합니다. 글로벌 팬덤 분산 효과는 분명 있지만, 국내에서 ‘로제 = 누구의 라면’ 연상으로 굳히는 힘은 한 단계 옅어졌습니다. 두 번째 아쉬움은 오뚜기 로열라면과의 차별 신호입니다. 같은 날 출시된 오뚜기 로열라면은 ‘열라면 + 체다치즈 + 마스카포네’라는 재료 차별점을 광고 카피로 직접 부르는데, 신라면 로제는 ‘SHIN이 내린 조합’이라는 정서 카피로 닫아 ‘맛 차이’의 단서가 광고 안에는 적습니다. 후속 캠페인에서는 멤버별 ‘나의 SHIN 로제 모먼트’ 시리즈로 4인을 분리 노출하거나, ‘왜 크림+고추장+토마토인가’를 30초 익스플레이너로 떼어내면 카테고리 진입과 제품 인지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다음 카드는 컬러 라인업의 ‘핑크 슬롯’을 명시적으로 카피에 올리는 방향이 유효해 보입니다. ‘블랙이 프리미엄이라면, 핑크는 모디슈머’ 같은 라인업 내러티브 말이죠.
⑤ 업종 맥락 한 줄
최근 라면 광고 트렌드는 ‘한 가지 맛의 정통성’에서 ‘모디슈머 레시피의 정식 제품화’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짜파구리 → 카구리로 카테고리 룰을 만든 농심과, 같은 5월 18일 ‘로열라면’으로 정면 응수한 오뚜기 사이에서, 이 광고는 신라면이라는 정통 자리 위에 ‘로제’라는 트렌드 슬롯을 얹어 K-팝 비주얼로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을 한 번에 노리는 사례로 위치합니다.
⑥ AI 시선 예측 기반 분석
이 광고에서 시선이 움직인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사람이 있는 컷에서는 얼굴로, 사람이 없는 컷에서는 카피로. 재료도, 제품도, 배경도 — 시선은 크게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크림이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 시선은 크림의 질감이 아니라 화면 중앙의 '부드러운 크림 속에'라는 카피에 닿았습니다. 고추장이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선은 붉고 거친 고추장 텍스처를 비껴가고 '고추장의 매콜함' 카피 위에 강하게 응집됐습니다. 토마토가 화면을 가득 채운 장면 역시 같은 패턴입니다. 세 컷 모두, 재료의 감각을 전달하는 역할은 이미지가 했고, 그것에 이름을 붙이는 역할은 카피가 했으며, 시선을 가져간 건 카피였습니다. 이미지가 분위기를 깔면 카피가 의미를 회수하는 구조가 이 세 컷에서 일관되게 작동했습니다.
그런데 재료 컷과 완성품 컷 사이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완성품 컵라면 컷에서 시선은 모짜렐라가 빛나는 중앙부와 'SHIN이 내진 조합' 카피 쪽에 약하게 닿았습니다. 재료가 소용돌이치는 장면에서 카피가 강하게 시선을 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완성품 앞에서 시선의 강도는 한 단계 내려앉았습니다.
인물 컷에서는 예상 가능한 패턴이 그대로 나왔습니다. 핑크 트럭 안 4인 컷에서 시선은 화면 가운데 두 멤버의 얼굴에 응집됐고, 가장자리 멤버는 같은 화면 안에 있어도 시선이 거의 닿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4인 단체 컷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제품을 들고 있는 손도, 화면 하단의 'Spicy Happiness In Noodles' 카피도, 왼쪽 하단의 대형 제품 패키지도 — 시선은 가운데 멤버의 얼굴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광고의 시선 흐름을 정리하면: 얼굴(도입) → 카피(재료 3컷) → 시선 미형성(완성품) → 얼굴(마무리)입니다. 재료를 설명하는 카피가 제품 자체보다 더 강하게 시선을 잡은 광고입니다. '신라면 로제가 어떤 맛인가'는 카피로 각인됐고, '신라면 로제가 어떻게 생겼는가'는 시선 바깥으로 빠졌습니다.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은 다음 라운드의 몫으로 남겨진 셈입니다.
💡 한 줄 인사이트
“오히려 ‘매운맛’을 한 발 비워둠으로써 ‘조합’을 얻은 광고입니다. 신라면은 40년 헤리티지 위에, 핑크라는 새 슬롯을 K-팝 비주얼로 처음 깔았습니다. 여러분의 브랜드에도 ‘정통성을 지키면서 카테고리를 넓힐 새 슬롯’이 있다면, 그 자리에 어떤 컬러를 채우시겠어요?”
ⓒ Draftype Studio | 광고 분석 시리즈